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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소득파악 시스템 검토…“고용보험 첫단추” Vs “증세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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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장유21 작성일20-05-14 13:03 조회2,00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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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 소득파악 시스템 검토…“고용보험 첫단추” Vs “증세 우려”

文 대통령 지시, 기재부·국세청 대책 모색
소득 신고 횟수 늘리고 홈택스 강화 가능성
英 실시간 시스템 벤치마킹, 고용안전망 강화
소득 노출에 자영업 난색, 노사정 대화 불가피   
                          
등록 2020-05-14 오전 6:00:00
수정 2020-05-14 오전 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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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자영업자들에 대한 고용보험 적용을 크게 확대하는 것은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소득 파악 시스템이 구축돼야 하고, 사회적 합의와 재원 대책도 함께 준비돼야 한다”며 “치밀하고 섬세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제공
 
[세종=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정부가 해외 선진국처럼 자영업자의 소득을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시스템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전국민 고용보험이 가능하려면 보험료·실업급여 수준의 기준이 되는 소득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환위기 이후 최대 수준으로 취업자가 감소하는 등 고용 충격이 본격화되고 있어 고용 안전망 사각지대를 시급히 해소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소득 신고 횟수가 늘어나고 소득이 그대로 노출돼 결국 세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반발이 우려된다.

◇실시간 소득 파악 없이 전국민 고용보험 불가능

13일 기획재정부·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국세청을 통해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소득을 파악하는 체계 구축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2일 국무회의에서 자영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위한 ‘소득 파악 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언급한 뒤 추진되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고용보험 사각지대인 자영업 등의 소득을 보다 섬세하게 파악하는 방안을 국세청 등 관계기관과 상의할 것”이라며 “확정된 방안이 없어 앞으로 소득 신고 방식·횟수 개편이나 법 개정 여부 등 범정부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현재는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특고), 임시·일용직의 월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시스템이 없다. 종합소득세 신고(5월)는 연간, 부가가치세는 신고(1월·7월)는 반기, 일용근로소득 지급명세서는 분기마다 이뤄진다. 국세청 관계자는 “현행 신고 시스템에선 실시간 소득 파악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최신 소득 자료가 없다 보니 정부가 올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소득 하위 70%까지 주는 방안을 논의하면서 2018년 건강보험 자료를 활용하는 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기재부 다른 관계자는 “정확한 소득 통계 시스템이 없는 상태에서 특고·자영업자 등에 올해 조단위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을 지원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현재 정부·국책연구기관에서 검토 중인 방안은 납세자동화 시스템인 홈택스나 근로장려금(EITC) 지급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해 실시간 통합 소득 파악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다. 반기·연간 단위로 이뤄지는 소득 신고를 월·분기 단위 등으로 횟수를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이는 영국의 실시간 소득 파악 정보연계(RTI·Real Time Information) 시스템을 벤치마킹하는 방안이다. 영국은 자영업자 등 사업주가 모든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때 이 시스템을 통해 관련 소득 정보를 의무적으로 입력해야 한다. 영국은 이같은 국세청의 RTI 시스템을 통해 취합한 소득 데이터로 모든 사회보험료 통합 징수, 실업급여 지원을 비롯해 복지제도 전반에 활용하고 있다.

최현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세청의 홈택스를 월 단위로 확장 개편하면 RTI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자영업자 등에 지원되는 근로장려금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만들면 영세 자영업자, 근로자의 실시간 소득도 산출할 수 있다”며 “IT 기술이 발달한 한국에서 정부 의지만 있으면 고용안전망 사각지대를 해소하는 인프라를 충분히 구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노사정 대화서 사회적 대타협 모색해야”

그러나 문제는 이같은 정책을 사회적으로 합의하는데 진통이 불가피한 점이다. 자영업자들은 월·분기 단위로 소득 신고 횟수를 늘리는데 난색을 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투명한 세정행정 취지라고 하지만 현실에선 소득 노출을 꺼리는 자영업자들도 적지 않다.

 
보험료 징수 체계를 해외 선진국처럼 국세청으로 통합할 경우 국민연금공단, 근로복지공단, 국민건강보험공단 반발도 예상된다. 앞서 참여정부는 2006년에 국세청 산하기관이 4대 보험을 통합 징수하는 ‘사회보험료의 부과 등에 관한 법률안’을 정부입법으로 발의했지만 공단 등의 반발로 법안 처리가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복지행정 체계를 촘촘하게 하면서 노사정 대타협 방안을 동시에 추진할 것을 주문했다. 장지연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홈택스, 근로장려금 등 국세청의 행정 역량을 강화하면서 세 부담을 우려하는 자영업자 등에 대한 사회적 논의도 함께 진행해야 한다”며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양대노총이 참여하는 노사정 사회적 대화를 통해 ‘전국민 고용보험’ 관련 대타협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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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4월 취업자가 작년 4월보다 47만6000명 감소했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2월(-65만8000명)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단위=만명 [자료=통계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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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 충격이 본격화 됐지만 지난달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7만5000명에 그쳤다. 이는 경제활동인구 2773만4000명(올해 4월 기준)의 절반에 못미치는 수준이다. 자영업자, 특수고용노동자(특고) 등 고용 안전망 밖에 있는 사람들이 상당수이기 때문이다. 단위=만명 [자료=고용노동부, 그래픽=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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